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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방송]

20260717 여성노동자들이 쟁취한 ‘8시간의 존엄', 기념탑으로 우뚝(한국기독공보)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6-07-17 (금) 20:29 조회 : 126
여성노동자들이 쟁취한 ‘8시간의 존엄', 기념탑으로 우뚝

영등포산업선교회, 8시간 노동쟁취기념탑 감사예식·제막식
교계·노동계 인사들 모여 46년 전 노동 인권 지켜낸 성과 자축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6년 07월 17일(금) 09:11
기념탑 제막 후 박수로 기쁨을 표현하는 참석자들.
하루 12시간 노동의 굴레를 벗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여유를 찾은 1970년대 여공들의 투쟁의 결실이 영등포산업선교회 마당의 한 조각상으로 형상화 됐다. 조각으로 빚어진 여공은 유니폼을 입고 지친 모습이 이거나 부당한 대우와 압박에 대한 투쟁심에 가득찬 모습이 아닌, 웃음 띈 편안한 얼굴로 춤을 추는 듯한 자유로운 모습이다.

대한예수장로회 총회(총회장:정훈)와 영등포노회 8시간노동쟁취기념탑 추진위원회(위원장:정명철)는 16일 영등포산업선교회(총무:손은정)에서 8시간 노동쟁취기념탑 감사예식·제막식을 갖고, 1970년 대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맞서 노동자들이 벌인 8시간 노동 쟁취 투쟁을 기억하며, 노동 인권의 가치를 되새겼다.

1979년 7월부터 시작해 1980년 3월에 매듭지어진 해태제과 여성노동자들의 '8시간 노동 쟁취 운동'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사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목표로 내걸고 본격적으로 투쟁한 최초이자 유일한 운동이라고 평가된다. 특히 이 투쟁의 과정을 기획하고 실행, 독려한 곳이 영등포산업선교회다.

이 자리에는 8시간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한 당시 해태제과 여공들, 이들을 지도하며 함께 투쟁을 이끌어나갔던 영등포산업선교회의 목회자 및 실무자들, 이들이 쟁취한 노동 인권의 소중함을 오늘날 기억하고 보존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모여 기념탑 건립을 함께 축하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기념탑은 숫자 8을 모티브로, 숨 돌리게, 춤 추게(출 23:12)'를 주제어로 해 여성 노동자가 춤추듯 한 발로 서 있는 모습으로, 전체적으로 우아함과 당당함을 담아내고 있다. 여성의 팔과 다리가 만들어낸 8이라는 숫자는 인간으로서 쉼과 여유를 보장하는 노동 시간과 휴식, 삶의 균형을 의미한다.

자유로운 복장을 입고 춤추는 듯한 여성으로 표현된 이 기념탑(조각가: 나규환)의 디자인은 건립 계획 당시 처음에는 관계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8시간 노동을 실현하고, 일과 삶에 균형을 맞추고 사는 여성의 밝은 모습이 기념탑 건립 취지에 더 부합한다는 의견으로 돌아섰다.

도림교회, 광명교회, 영도교회, 양평동교회 등 영등포노회 산하 교회들이 연합으로 찬양팀을 구성해 특송을 했다.
이날 감사예배는 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 정명철 목사의 인도로, 이미경 장로(여전도회전국연합회 부회장)의 기도, 박수빈 청년(양평동교회)의 말씀 봉독, 영등포노회 소속 교회 연합찬양대의 특송, 총회장 정훈 목사의 말씀 선포, 이정배 목사(영등포노회장)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누가 진짜인가' 제하의 말씀을 전한 정훈 목사는 "교회가 가진 자, 강자 편에 서면 그 힘을 잃어버리게 된다. 교회는 약하고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8시간 근로시간이 법제화 되기까지 수고한 분들, 이 자리에 계신 분들께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이 성취가 얼마나 대단한 의미인지 세상 사람들은 잘 모르더라도 하나님의 눈은 8시간 노동제를 위해 투쟁하고, 오늘 함께 마음을 모은 여러분을 주인공으로 기억하고 계신다"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이들은 해태제과 8시간 쟁취운동에 참여했던 당시 여성 노동자들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순점순, 김미순, 김명순 선생은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기념탑이 건립된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이들은 하루 12시간 노동과 주말 18시간, 이른바 '곱빼기' 노동의 비인간적인 생활 속에서 영등포산업선교회 실무자들의 위로와 교육을 받으며, 8시간 노동제 쟁취를 위해 투쟁했던 당시 상황을 담담하게 증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동 인권을 위해 여공들의 운동을 이끌고 조언했던 인명진 목사를 비롯해 신철영 선생, 이근복 목사 등 당시 영등포산업선교회의 실무자들도 참여했으며, 당시 영등포산선 회원들, 일하는 예수회, 노동-시민사회 협력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본교단 총회 임원들과 건립추진위원회 회원 등이 참여해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또한, 예배의 특송은 도림교회, 광명교회, 영도교회, 양평동교회 등 영등포노회 산하 교회들이 연합으로 찬양팀을 구성해 기념탑 제막의 의미를 더했다.

영등포산업선교회의 산증인 인명진 목사는 이날 제막식에서 "8시간 노동제 시행은 노예노동의 굴레를 벗고 8시간 노동을 쟁취한 한국노동운동의 역사적 승리였고, 여성노동자들이 이뤄낸 위대한 승리였다"며 "이 노동제 쟁취가 14만 노동자에게 들불처럼 번져나가 한국노동 운동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처럼 지금도 '숨돌리게 하라', '안식일을 지켜라'라고 말씀하시는 하늘의 거룩한 음성을 듣는 사회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한편, 기념탑 추진위원장 정명철 목사(도림교회)는 "8시간 노동제를 이루기까지 산업선교회의 목회자들과 실무자들, 여공들은 온갖 비방과 시련을 겪었다. 엄혹한 시기 일터에서 하나님의 정의를 세워내신 선배들께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한국교회가 여성노동자들과 이룬 이 귀한 성과를 한국교회사에서도, 노동운동사에서도 제대로 알려지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이 소중한 역사가 빛을 보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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